베트남 호치민에서 한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탄손누트 국제공항(Tan Son Nhat International Airport)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날, 마지막 만찬을 즐기기 위해 혼자서 꾹각꽌(CUC GACH QUAN)으로 향했습니다.
호찌민 1군에 위치한 꾹각꽌은 어떤 곳?





꾹각꽌(Cục Gạch Quán)은 베트남 호치민 1군에 위치한 베트남 가정식 레스토랑으로, 안젤리나 졸리와 브래드피트가 방문해서 더욱 알려졌습니다.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농 재료로 요리하여 건강한 맛을 제공하는 가정 식당인데요, 두부튀김이 유명한 식당입니다.
인테리어도 특색 있고, 2층까지 있는데요. 제가 방문했을 때는 식사 시간이 아닌 오후 3시 쯤이어서 단체 중국인 외에는 손님 없이 널널하여 운이 좋게도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특색 있던 메뉴판, 사진으로 주문하기



메뉴를 주문할 때 받은 메뉴판은 이런식으로 오래된 종이 느낌의 책자처럼 되어 있어서 특색 있었어요. 영어를 잘 하지는 못하지만 대충 해석해보자면,
나는 베트남 사람입니다.
나의 나라는 굉장히 멋진 곳이며, 국민들 또한 굉장히 멋진, 인간애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입니다.
나는 나의 나라와 나의 국민을 사랑하며, 나의 사랑은 매우 신성합니다.
– Hoai Son, 1965년
HOW TO ORDER(주문하는 법)
처음 접한 베트남 사람이 아닌 사람들에게는 메뉴가 너무 많아보일 수 있습니다.
이유는 저희의 목표가 고향에서 요리하는 베트남 요리는 재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고객이 원하는 채소와 고기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조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만약 베트남 음식이 익숙하지 않거나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면,
저희 직원에게 문의주세요!
고객의 취향에 맞는 최고의 요리를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이런 식인데요. 나라와 국민에 대한 사랑과 고객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글을 보자니 뭔가 신성하며, 음식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인공 조미료를 많이 사용하지 않아 속이 편안한 음식들이라는 점이,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에 제가 이 음식점을 선택한 이유이기도 했는데요. 실제 식사 후기는 어땠을까요?
꾹각꽌 식사 후기

제가 시킨 메뉴 전체입니다. 덮어져 있는 것은 공깃밥이고요, 나머지는
- 두부튀김
- 동파육 같은 돼지고기 계란 장조림
- 보라롯(?) 월남잎 소고기 쌈구이
- 콜라
입니다. 총 550000동, 우리 나라 돈으로 3만원 정도 나왔네요.
두부 튀김(더우 흐 찌엔 론, Dậu Hũ Chiên Lợn)

비주얼 괜찮죠? 꾹각꽌에서는 매일 직접 만든 손두부를 활용하여 두부튀김을 만든다고 합니다. 두부 튀김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은 돼지고기를 얇게 찢어 만든 육포라고 하고요, 함께 나오는 소스에 찍어 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합니다.

한 입 베어 문 후 보이는, 두부 튀김 속살(?)입니다. 딱 봐도 굉장히 부드러워 보이죠? 원래도 두부 류를 좋아하는 저의 입맛에는 굉장히 신세계인 맛이었습니다. 오랜만에 포스팅을 하면서 사진을 보니, 한 번 더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ㅠ. 취향저격 음식이었지만, 혼자 가서 너무 많이 시켰는지 계속 먹다 보니깐 좀 느글 거리긴 했습니다. 제가 원래 튀김은 잘 못 먹는 성향이기도 하구요 ㅎㅎ
소고기 월남잎 쌈구이(보 라 롯(Bò Lá Lốt))

다음은 베트남식 쇠고기 월남잎 쌈구이 입니다. 메뉴판을 보고는 도저히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구글맵 꾹각꽌에서 음식 이미지를 가리키며 주문했던 메뉴에요. 허브향과 쫄깃한 소고기의 식감이 어우러져 뭔가 쌈 싸먹는다는 느낌, 또는 더욱 식감 있는 만두를 먹는 느낌이었습니다.

한입 베어 문 모습입니다. 월남잎과 고수 등에 쌓여 있는 소고기 모습. 비주얼이 끝내주죠? 맛은 뭐랄까, 편안한 맛이었다고나 할까요? 특별히 향에 민감하지 않다면, 한 번 드셔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한국의 돼지갈비찜? 티뜨까(Thịt Kho Tàu)

저는 한국의 돼지갈비찜인줄 알았습니다. 맛도 제 생각에는 굉장히 유사했고요. 티뜨까(Thịt Kho Tàu)는 달걀과 돼지고기를 베트남식 소스와 기타 소스로 졸여 만든 베트남식 돼지고기 조림입니다. 베트남 남부에서 많이 먹는 설날 대표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한국처럼 따뜻한 한국 쌀밥과 함께 먹는다고 해요. 한국과 비슷하지 않나요?

장기간 졸여 만든 음식이라 그런지, 소고기인가 싶을 정도로 굉장히 부드러웠습니다. 거의 두부 튀김 급! 맛도 굉장히 한국의 갈비찜과 유사해서, 먹기 편하고 굉장히 맛있었어요 ㅠ! 꼭 드셔보시길 추천드리는데요, 혼자 먹기엔 기름져서 양이 많았다는 것만 생각해보시면 될 것 같아요. 물론 저처럼 여기 혼자 오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지만.. ^^
잔 하나의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꾹각꽌
저는 음료로 콜라를 시켰었는데요.

콜라 잔의 특이한 점 보이시나요? 컵이 약 15도 기울어져 있어서 굉장히 독특해보였고요, 빨대도 친환경이었어요. 어떤 식물의 줄기 내부를 제거해서 빨대로 사용합니다 ㅎㅎ. 거기다 레몬까지!

평범한 콜라도 이렇게 색다른 느낌으로 즐길 수 있어서 더욱 좋았네요.
호찌민 도착일, 또는 한국 복귀일. 공항 근처 꾹각꽌에서 식사 어떠세요?
호찌민 1군에 위치한, 그리고 공항과 가까운 꾹각꽌은 미슐랭 빕구르망에도 선정되었으며, 애매한 위치에도 굉장히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는 맛집입니다.
보통 호찌민에 여행을 오면 꾹각꽌이 있는 곳보다는 3군, 4군 등에 위치한 곳에 숙소를 잡기 마련인데요. 여행 일정 중간에 방문하려 한다면 일정이 애매해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제 기준에서는 가장 추천하고 싶은, 베트남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음식점 중 하나이기 때문에 꼭 방문을 고려해보시길 바라고요. 호찌민 공항에 도착한 날 숙소 방문 전에, 또는 한국으로 돌아가는 귀국일에 공항 방문 전에 호치민에서 식사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아니면 떤딘성당(핑크성당) 방문하는 일정에 맞춰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며, 모두 좋은 여행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