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악’ 들어간 산은 악 소리날 만큼 힘들다고 하죠. 하지만 관악산은 초보코스부터 난이도 있는 코스까지, 코스가 다양해서 다양한 분들이 즐겨찾는 산인 것 같습니다. 저는 예전에 매번 가까운 서울대 건설환경연구소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다녔지만, 이번 코스가 제일 재밌었던 것 같아요.
관악산 코스 소개
이번에 갔던 코스는 다음과 같은 코스입니다.
- 등산코스 :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 연주대 > 구세군사관대학교
- 본인 소요시간: 왕복 4시간
- 예상 소요시간 : 왕복 2시간 30분 ~ 3시간
- 가는 방법 :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 입구에서 어린이 집 옆 등산코스로 진입
저 같은 경우는 몸무게 100kg 이상 나가는 친구들과 다녀왔기도 하고 중간에 굉장히 많이 쉬었기 때문에 무려 4시간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제가 혼자 등반했다면 왕복 2시간 정도 걸렸을 것 같아요 ㅎㅎ
이번에 소개드린 구세군사관대학원대학교에서 출발하는 코스는 가는 길마다 뷰가 달라지더라구요. 공원도 나오고, 계곡도 보였다가 절이 나오기도 하고요. 너무 전망도 좋고, 시시각각 변하는 뷰를 구경하고 있노라니 지루할 틈이 없었습니다. 정말 그런지 제 등반 기록으로 한 번 알아보시죠.
나의 코스 기록
출발 지점이에요. 사람들이 많이 가지 않는 등산코스는 처음에 입구가 헷갈릴 수 있지만, 관악산은 등산객이 굉장히 많은 산이다 보니 바로 초입에 들어갈 수 있었어요. 초입부터 길이 깔끔해보이지 않나요? 좋았던 날씨도 한 몫 했던 것 같습니다.
관악산 주변에 있는 북한산 등, 해당 지역의 산들은 돌길이 굉장히 많은 편이에요. 관악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에 서울대 건설환경종합연구소에서 출발하는 코스로 갔을 때가 떠오르네요. 그 때 길을 잘못 들어서, 능선 꼭대기에서 추락의 위험이 있는 길로 들어섰거든요. 모든 운동이 그러하듯 첫째도, 둘째도 안전!
중간중간 계단 길도 잘 되어 있습니다. 등산을 처음하는 분들 중에는 이런 계단을 싫어하실 수도 있을 겁니다. 나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즐기로 왔는데, 하면서 말이죠 ㅎㅎ
그런데 말입니다.. 등산을 조금 하다 보면, 반대로 이런 계단길이 그리워집니다. 가꿔지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길은 재미도 있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하고 걷기도 힘들기 때문이죠.
함께 갔던 친구들도 처음에는 계단을 싫어하다가, 어느새 계단을 보면 좋아하더라구요 ㅋㅋ
등산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연주암을 만나게 됩니다. 이 날은 일요일이었는데 굉장히 많은 불교신자분들께서 방문하셨더라구요. 스님들과 불교신자분들은 체력이 굉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부럽더라구요!
그리고 저는 등산하면서.. 중간에 라면을 처음 먹어봤습니다. 와.. 정말 지금 생각해도 에너지를 쏟고 난 후 먹는 신라면이 너무 꿀맛이었어요ㅠ 연주암에서 팔길래, 그리고 친구의 유혹으로 먹게되었는데 천국이 따로 없더라구요. 군시절이 생각나기도 했던 순간이었습니다 ㅎㅎ
저는 이날 루킹(rucking)을 시도했습니다. 확실히 평소 맨몸으로 등산할 때보다 땀이 훨씬 많이 나더라구요. 그만큼 운동이 되고 있다는 희열을 느꼈는데, 여러분도 한 번 시도해보시기 바랍니다.
라면을 먹고 다시 힘내서 걷다보니 어느새 정상! 그런데…
수많은 인파가 보이시나요? ㅎㅎ 기껏 관악산을 등반했는데, 연주대 비석 앞에서 사진 찍는 걸 지나칠 수 없는 분들이 많겠죠? 저는 솔직히 관심이 없었지만(이미 예전에 찍었기 때문에) 친구들 성화에 못이겨 장장 2~30분을 대기하고 나서야 사진을 찍을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랑 등산하는 길목마다, 진작 이 코스로 안 온 걸 후회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느꼈을때도, 서울대에서 출발하는 코스보다 훨씬 재밌었던 것 같아요. 날씨가 좀 더 풀리는 4~5월에 관악산을 한 번 더 정복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도 관악산을 어떤 코스로 등반할지 고민중이라면 이 코스를 선택해보세요. 100kg 넘는 제 친구도 힘들어하긴 했지만, 완주해낸 코스입니다 ^^